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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승 전무 인터뷰] 최고안전책임자(CSO) 채용, 정부에서 지원한다.
Date : 2014-05-28

최고안전책임자(CSO) 채용, 정부에서 지원한다.
커리어케어 고희승 전무 인터뷰


서해훼리호 침몰 292명, 성수대교 붕괴 32명, 대구 지하철 가스 폭발 101명, 삼풍백화점 붕괴 502명, 대구 지하철 방화 190명, 세월호 침몰 288명. 1990년 이후 대규모 안전 사고 사망자수 입니다. 올 들어 연쇄적으로 발생한 산업 안전 사고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세월호 참사까지 일어나면서 안전에 대한 전국민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에서 산업재해로 사망한 노동자 수는 1,929명 입니다. 하루 5.3명이 산업사고로 사망한 셈입니다. 2010년 2,200명의 사망자를 기록한 후 2011년 2,114명, 2012년 1,864명으로 점차 줄어드는 듯 보였으나, 2013년 다시 증가하여 미얀마, 카자흐스탄 등을 제치고 OECD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였습니다.
정부는 “오는 2018년까지 1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625명의 안전 전문 인력을 만들어 감독 업무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5월 20일, 경제5단체장 회의에서는 재난 예방과 신속한 재난 대응을 총괄 지휘할 최고안전책임자(CSO)를 각 기업에 두기로 하는 등 경제계에서도 발 빠르게 대처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앞으로 안전은 기업 경쟁력을 판단할 주요 지표가 될 것입니다. 이에 커리어케어는 주요 기업의 안전관리 현황과 이번 사고 후 대책 등을 알아보았습니다.

국내 주요 기업의 안전관리 현황은 어떠한가요?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안전 관리 시스템은 1981년 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을 시작으로 규제 강화 추이에 따라 점차 발전되어 현재는 선진국과 유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주요 기업 사업장에서는 환경안전 전담부서를 두고 화재, 폭발, 유출 등 각종 사고 시나리오 별 대응 시스템(시설, 매뉴얼)을 갖추고 있습니다. 시스템에 따라 정기적 훈련, 유관 기관과의 협동 등으로 비상상황에 대비합니다.
특히 근래의 각종 재난 사고로 인해 안전 사고 발생 시 기업 경영에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소중한 인명 손실로 이어지는 것을 목격하게 되어 이에 대한 경각심이 더욱 커졌습니다. 기존 시스템의 강화와 더불어 최고안전책임자(CSO) 지정, 안전 전담 조직 확충, 최고경영자의 관심 등 여느 때보다도 안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말씀해 주신 바에 따르면 기업 별 안전 관리 시스템은 잘 구축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산재사망률이 OECD 국가들 중 가장 높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가장 큰 원인은 규제와 시스템대로 따르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를 감시하는 인력도 턱없이 부족합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해 2만 8800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점검한 결과 82.4%의 사업장에서 법 위반 행위가 적발됐고, 산재를 입은 노동자는 8만 4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 동안 산업현장에서 일어난 사고를 살펴보면 아주 사소한 규정 위반이 큰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실 안전분야에서는 1건의 중대 사고의 배후에는 약 30건의 사소한 사고와 300건의 위험한 행위가 있다는 ‘Iceberg’ 이론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300건의 규정 위반과 위험 행위가 쌓여서 중대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증가하는 것이지요.

안전 문제는 소중한 생명뿐 아니라 기업의 존폐와도 관련된 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규제와 생산성이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환경안전부서는 조직 성격 상 현장부서와 갈등 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나친 규제가 기업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생각에서 오는 갈등인 것입니다. 최근 발생한 사고들로 인하여 환경안전부서의 목소리와 권한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기는 하나, 사업장 책임자나 최고 경영자의 성향에 따라 그 중요도가 현저히 다른 경향이 있습니다.
또 다른 이유는 대부분의 대기업이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은 외주화하고 관리 감독은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지난 해 안전사고로 숨진 1,929명 중 81.8%인 1,578명이 대기업 하청업체 직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영세한 하청업체들은 인건비 절감, 공기 단축에 관심이 커 안전 관리는 소홀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이번 현대중공업에서 협력사 안전전담요원을 기존 80여 명에서 210여 명으로 늘이기로 한 일과 원청기업과 하청업체 간 멘토링 제도를 도입한 GS칼텍스의 사례 등이 이를 대비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를 제대로 지키게 하기 위해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먼저 안전매뉴얼이 습관화 될 때까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과 훈련을 해야 합니다. 우리 산업현장에서는 아직도 협착(기계에 신체가 끼임), 전도(넘어짐), 추락(높은 곳에서 떨어짐) 등의 원시적인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고들은 철저한 안전매뉴얼 준수로 충분히 예방 가능합니다.
CEO 의식 변화도 함께 이루어 져야 합니다. 외국 선진 기업과 달리 한국 산업계는 그 동안 산업 안전은 뒷전에 두고 이익과 생산성만을 중심으로 경영해 왔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선진국 기업처럼 안전을 경영의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여 안전 부문 투자를 늘이고, 관련 부서의 감시, 감독 권한을 보장해 주어야 합니다. 최근 CEO 및 사업장 책임자의 평가 기준에 안전 관련 항목을 중요 요소로 반영하는 방법으로 이러한 노력을 보여주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SK하이닉스, 삼성 SDI가 그 예입니다. 이 두 기업은 CEO 및 공장장 주관의 각종 환경안전회의와 위원회를 운영하며 임원진 평가에 안전 관리 성과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경제5단체장 회의와 이번 참사 후 기업들의 행보를 보면 최고안전책임자(CSO)와 안전환경분야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분야의 전문가는 어떻게 영입해야 할까요?
안전 문제는 업종별, 사업별로 다양한 특성을 가지고 있어 일반적인 전문가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입니다. 산업 현장을 잘 알고 있는 내부 인력을 안전 전문가로서 양성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는 단시간 안에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최근 삼성그룹은 삼성안전연구소를 기존의 안전환경 점검, 환경정책 연구 중심 조직에서 그룹 내 안전환경 관련 전 부문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확대하고 인력을 300명 이상 충원했습니다. 기존의 제한적인 업무만으로는 안전 문제에 대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없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안전 전담 조직을 구성한 뒤 목표를 명확히 하고, 그 책임자급으로 유사 업종에서 풍부한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영입한다면 단시간 내에 잘 구축된 안전관리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위의 안전 전문 조직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나요?
기존의 안전 전문가는 기업 내 사고 예방 및 대책 마련 등의 업무를 주로 진행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새로운 법적 규제와 위험요소가 증가함에 따라 관련 법규 및 사내 규정 준수 여부 확인부터 안전 규제 기관과의 협력, 사내 직원들에 대한 교육, 지속적인 훈련 등 업무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대부분의 기업이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CEO를 설득하여 투자 우선 순위를 조절하고 기업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에 앞장서는 역할을 해야 하므로 해당 산업과 안전에 대한 지식을 기반으로 하여 높은 수준의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게 될 것입니다.
건설 기업의 경우 단일 업종으로 최고의 산업 사고율을 보이고 있는 업종이며 화학업종은 사고 발생시 피해의 범위가 매우 확대될 우려가 있는 업종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와 같은 기업에서 주로 안전 분야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오히려 이런 위험 업종들 보다 평상시 큰 위험을 느끼지 못하는 유통회사, 백화점, 놀이공원 등 다중이 이용하는 시설을 소유한 기업들에 더욱 전문가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현재 이러한 기업에도 화재 등의 사고에 대비한 매뉴얼이 있으나, 과연 실제 상황에서 훈련되지 않은 고객들을 상대로 얼마나 제대로 작동할 것인지 매우 의심스럽습니다. 이번 사건 후 새로이 꾸려질 안전 전문 조직에서는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데에 집중하게 될 것입니다.

중소기업에서는 비용의 문제 때문에 안전 전담 인력 확충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이 있을까요?
앞서 말씀 드린 대로 전체 산업사고의 81%는 대기업의 하청을 받고 있는 중소 사업장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 관리 시스템’은 구축하는 데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사고가 나기 전에는 그 유용성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특히 중소기업에서는 더더욱 투자 우선 순위에서 밀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게다가 50인 미만 사업장은 안전?보건관리자를 선임해야 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안전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정부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중소기업에서 전담 안전?보건관리자를 신규 채용할 경우 현행 1년 간 지급했던 채용지원금을 최대 2년까지 연장할 계획을 밝힌 바 있어, 이 제도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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