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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이모작 (1) : 40대여 '직장 이모작' 준비하라
Date : 2011-08-22
노후가 길어지는 가운데 퇴직은 앞당겨지고 있다. 이런 추세에 '낀 세대'가 40대다. 이전 세대보다 유연해진 노동시장에 적응할 즈음 경력이 중단될 상황을 걱정한다. 이제 40대는 '인생 이모작'이 아니라 '직장 이모작'을 준비해야 한다. 성공적 재취업을 위한 지상 컨설팅을 시작한다.

■ 연재 순서
1. 재취업의 조건
2. 이전 직무로 복귀
3. 새로운 직무로 이동
4. 제너럴리스트의 한계
5. 경력기술서 작성 • 면접 요령

헤드헌팅을 하다 보면 다양한 경력과 성향의 구직자를 많이 만나게 된다. 40~50대 구직자는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변화에 도전하거나 직면하는 상황이 많다. 이 가운데 40대 중반에 비자발적으로 경력이 중단된 경우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인재는 일자리와 연결되게 마련이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파악하고 ‘시장’에서 ‘세일즈’하면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다.

IT(정보기술) 분야에서 영업하다 퇴직하고 일식집을 운영하다 다시 반도체 분야로 재취업에 성공해 임원으로 승승장구한 사례가 있다. 대기업 인사부장을 지낸 분은 이전까지 생소했던 사회단체로 옮겼다. 그러나 모든 경우가 성공적이지는 않다. 40~50대 구직자 중 일부는 자신의 과거 ‘몸값’을 고수해 새로운 도전을 포기한다. 자신의 강점과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기도 한다. 구직기간이 길어진 끝에 더 안 좋은 일자리를 택하기도 한다.

40~50대 구직자 중에서도 40대가 문제다. 50대에 비해 직장생활을 통해 재산을 형성할 기간이 짧은 반면 자녀 교육에 돈이 많이 들어갈 때이기 때문이다. 은퇴 후 준비는 더욱 미흡한 상황이다. 40대를 위한 ‘커리어(career)’ 컨설팅이 절실한 배경이다.

한국의 40대 직장인에게 커리어란
커리어는 경력을 뜻하며 “개인이 일생 동안 경험하게 되는 직업의 순서”라고 정의된다. 평생직장이 일반적이던 과거에는 일단 취직하면 커리어를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평생직장 개념은 사라졌다. 기업에서는 구조조정이 일상이 됐다. 직장인은 아무도 보장해주지 않는 자신의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 이제 커리어는 회사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일생 동안 스스로 만들고 개척해 나가는 이력이 됐다.

이 글에서는 경력이 중단된 40대의 재취업에 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이직과 재취업에 대한 사회적 여건, 당사자의 준비와 마음가짐은 어때야 할까.

이직은 직장의 이동과 직무의 이동으로 나뉜다. 여기에 경력이 중단된 이후에 재취업하는 경우를 포함하면 좀 더 다양한 이직과 재취업의 모습이 나타나게 된다. 물론 여기에 성공적인 이직, 재취업의 경우에는 직무만족도, 임금 등 고용환경의 만족도에 따라 평가가 다를 수 있다.

재취업해야 할 때에 대비하려면 우선 성공적인 이직 사례에서 배워 준비해야 한다. 고용정보원의 분석에 따르면 성공적인 이직자는 장기적으로 자신의 경력개발 및 목표에 따라 체계적으로 이직을 준비했다. 또 자발적 이직자는 임금이나 고용안정으로 이직할 것이라는 통념과는 다르게 자기계발 및 경력개발, 미래에 전망 있는 직업 등으로 옮기기 위해 이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좀 더 장기적 관점에서 자발적으로 준비한다는 말이다.

‘직장 이모작’을 위한 연습은 잠시 다른 직장에서 근무하는 게 아님에 유의해야 한다.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도전적인 프로젝트에 참여하거나 다른 직무를 맡음으로써 자신의 영역을 넓히거나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자신이 원하는 직장에서 ‘제2의 커리어’를 쌓는 사람 중 상당수는 그런 과정을 거쳤다.

이제 경력이 중단된 상황에서 향후 커리어를 어떻게 설계해야 할지 살펴보자. 40대 이후 새로운 경력을 선택하기 전에 유념해야 할 몇 가지가 있다.

첫째, 40대 이후의 새로운 경력은 단기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향후 40년을 고려한 인생 경력(life career)이어야 한다. 즉 자신의 개인적 삶, 사회적 삶과 관계와 의미를 고려한 선택이어야 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둘째,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 함은 단지 개인 선호라기보다 40여 년 삶을 통해 확인한 적성과 경험하고 쌓은 역량에 바탕을 둔 전문적인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이것이 그동안 수행해온 경력 직무와의 유사성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40대의 경력에는 전문성과 함께 문제해결 능력, 커뮤니케이션 능력, 리더십, 통찰력 등 기본 역량이 중요한 자산이 된다. 자신의 강점과 약점이 무엇이고, 성공요인과 제약요인이 무엇인지 종합적이고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경력이 중단된 이후에 나의 강점은 과거 직무 경력보다 그것을 포함한 보다 넓은 나의 종합적 역량으로 구체화돼야 한다.

셋째, 내가 하고 싶은 것의 ‘사회적 가치’는 좀 더 현실적인 고민이다. 내가 제공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는 동시에 나에게 제공되는 반대급부의 기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혁신적 창조기업가가 아닌 일반적 직장인의 경우라면 그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본인이 경험하고 축적한 역량 범위일 것이고, 그 사회적 가치의 평가는 외부적일 수밖에 없다. 즉, 내가 실현하겠다고 하는 가치가 아니라 내가 실현할 수 있는 가치로 평가 받을 것이다. 헤드헌팅 과정에서 만난 40대 후보자들의 경우 때로는 자신의 과거 ‘몸값’을 고수하며 새로운 도전을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우선순위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이지만, (내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의) 가치 판단은 외부적인 것이 먼저임을 잊지 말자.

넷째, 내가 하고 싶은 것(주관적)과 그것이 인정되는 사회적 가치(객관적)의 조합이 바로 개인 브랜드가 된다. 이러한 개인 브랜드는 재직 중인 직장 내에서의 성공을 위해, 또는 개인 브랜드 그 자체로 직업을 삼을 수 있을 만큼 매우 중요하다. 피터 드러커가 말하는 지식노동자의 지향이 바로 개인 브랜드화의 한 면이 될 것이다. 이직 및 재취업 전문가들은 성공적 이직을 위해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들이 간과하고 있는 것은 인적 네트워크의 생동성과 유용성은 그 자신이 개인 브랜드를 구축해야 발휘된다는 점이다. 내가 특화할 수 있는 부분만큼은 그 네트워크의 중심 또는 의미 있는 방점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사회적 가치가 인정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변화에 주도적이어야 한다. 연륜에서 나오는 경험치가 일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는 조직에서 최신의 근무환경과 IT(정보기술)로 구현되지 않는다면 그는 젊어지는 조직에 합류할 수 없다. 경력 중단과 관계없이 뉴 트렌드와 신기술에 대한 이해와 습득은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한다.

여섯째, 전문적 지식과 경륜이 중요한 만큼 행복한 가정과 건강은 40대 이후의 재취업을 통한 인생 설계에서 매우 중요하며 제약조건이 된다. 지금까지 직장 경력의 정점은 역량의 정점이기도 했지만, 나를 소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40대 이후의 경력은 남은 인생의 방향에 맞추어야 한다. 단지 직장생활뿐 아니라 개인적 삶과의 조화를 염두에 둔 장거리 경주여야 한다. 가정과 건강의 비중에 따라 재취업의 형태와 만족도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 경력에는 중단도 포기도 있을 수 없다.

<이코노미스트> 2011.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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