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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이모작 (3) : ‘한 우물’ 말고 ‘옆 우물’을 보라
Date : 2011-08-23
■ 연재 순서
1. 재취업의 조건
2. 이전 직무로 복귀
3. 새로운 직무로 이동
4. 제너럴리스트의 한계
5. 경력기술서 작성?면접 요령


경력이 중단된 후의 구직은 재직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보다 더 어렵다.
경력 중단 후 구직자는 현장감이 떨어진다고 여겨진다. 그래서 회사는 경력이 중단된 사람을 채용할 때 좀 더 신중해진다. 게다가 구직자가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산업이나 새로운 직무에서 새 자리를 찾기는 훨씬 더 힘들다.

지난 2회에서는 경력 중단 후 동일?유사 기업 및 동일?유사 직무로의 이동 사례를 살펴봤다. 이번 회에서는 이보다 어려운, 새로운 직무로 옮기는 경우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 사례 1. 구매담당에서 영업맨으로 변신
A는 국내 자동차 대기업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다 구매부서로 직무 이동을 했다. 해외구매 업무를 거쳐 중국 글로벌 기업의 구매팀장(중국 근무)으로 이직했다. 신규 프로젝트를 염두에 둔 이직이었지만 라인 증설이 지연되면서 퇴사했다. 그는 1년여 동안 구직 활동을 했다.

헤드헌팅 회사를 통해 A는 구매와 정반대 업무를 하는 영업직 자리를 제안 받았다. 그는 처음엔 망설였지만 결국 지원했고 취업에 성공했다. 다만 영업 경력이 없어 팀장 역할은 맡지 못하고 차장 직급을 받았다. 재취업한 회사는 국내 중견 자동차 부품회사. 이 회사는 기술 및 자동차에 대한 경험을 높이 평가했다.

# 사례 2. 전산 엔지니어에서 전략 임원으로
B는 국내 철강회사의 전산 엔지니어로 직장생활을 시작해 대형 SI(시스템통합) 업체 엔지니어로 이직했다. 이후 외국계 IT(정보기술) 회사에서 엔지니어와 영업맨으로 10년 가까이 근무하다 부장으로 퇴사했다. 새 일자리를 찾아 나섰지만 쉽게 연결되지 않았다. 그는 약 2년간의 구직 활동 끝에 소프트웨어 업체의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취업했다. 넓게 보면 비슷한 업종이지만 B 역시 직무를 바꾼 경우다.

B는 외국계 IT 회사에서 대형 프로젝트를 많이 수주했다. 소프트웨어 회사는 이때 그가 쌓은 고객 자산을 인정해 그를 채용했다. 소프트웨어 회사는 또 그가 세일즈 분야에서 뛰면서 IT산업의 변화에 대한 감각을 익혔다고 평가했다. 한편 그는 경력이 중단된 기간에 공익단체의 비상임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신감을 유지하고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계속 관리했다. 특히 그는 회사에 대한 눈높이를 낮춤으로써 재취업에 성공했다.

직무 관련성 생각보다 폭넓어
경영관리직군을 제외한 나머지 직군의 경우 엔지니어 경력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이미 10여 년 전에 형성됐다. 기술직군은 회사 아이템에 대한 이해 수준이 높아 영업?마케팅?상품기획?구매 등의 직무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여겨진다. 두 사람은 엔지니어라는 공통점 외에 모두 자신의 경력을 적극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재취업에 성공했다.

직장을 옮기거나 재취업할 때는 대개 직무 유사성을 전제로 한다. 문제는 새로운 직무로의 이동인데, 이때는 여러 조건이 추가로 요구된다. 우선 재취업 희망자는 도전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나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채용 회사는 재취업 희망자가 낯선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으리라고 판단해야 한다. 재취업 희망자의 직무수행 가능성은 경력 직무와 새로 수행할 직무의 관련성을 보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직무 관련성을 판단할 때 고려되는 기준은 무엇일까.

첫째, 대개 직무수행 가능성은 동일 또는 유사 서비스(이하 아이템으로 통칭한다)에 대한 경험이 있는지에 따라 판단한다. R&D(연구개발), 제품개발, 생산기술, 프로젝트 매니저 등의 직무는 동일 아이템으로 볼 수 있다. 이들 직무 사이에서는 이동이 가능하다. 회사로서는 아이템 내 직무 이동을 잘 활용해야 한다. 때로는 외부 인재도 받아들여야 한다. 아이템 내에서 폭넓은 직무 경험을 쌓은 인력 가운데 관리자로 육성할 사람을 선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담당 프로세스의 연관성 측면에서 직무수행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 모든 회사의 구성원은 회사 전체 프로세스의 어느 한 부분을 담당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프로세스는 모두 연계돼 있기 때문에 자신의 프로세스 전후와 관련해 직무수행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물론 개인의 역량에 따라 자신의 프로세스 외에 대한 이해와 커버리지는 다르다.

이 경우 주의할 점은 채용회사가 고려하는 재취업 희망자의 연관성과 확장성에는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 출신이 프로젝트 매니저를 하다가 영업으로 갈 수는 있어도, 영업 현장을 누비다 다시 엔지니어로 가기는 힘들다. 경력 헤드헌팅 현실에서 종종 보게 되는 고객사의 반응이다.

셋째, 요구 역량의 유사성을 통해 후보자가 새로운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판단한다. 예를 들어 구매는 영업과 요구 역량이 유사하다. 최근의 구매는 단지 수동적이지 않고, SCM(공급망관리시스템)의 중요한 축으로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직무수행을 요구하고 있다. 구매의 반대는 영업이다. 이런 측면에서 동일 또는 유사 아이템이라는 전제라면 구매와 영업은 충분히 직무 이동할 수 있는 경력 경로다. 물론 개인의 성향 요소를 무시할 수 없다. 필자는 실제 영업 경력자를 원하는 고객사에 해당 산업의 아이템을 잘 아는 구매 경력자를 추천해 성공한 적이 있다(다만 이런 경우에는 일반구매보다 전문성을 가진 기술구매의 경우 좀 더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이처럼 내가 갖고 있는 경력의 확장 가능성에 추가해 구직 시 검토하면 좋을 것이 있다.
요즘은 산업?직무 간 융합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융합에 따른 새로운 과제는 그것을 전체적으로 경험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 부분의 경력을 바탕으로, 트렌드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이 있다면 충분히 수행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트렌드에 대한 공부와 준비가 필요함은 물론이다.

경력 확장 가능성 염두에 두길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점은 지역적 한계를 넘으면 기회가 좀 더 다양하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IT 분야에서는 이미 기술이민 형태 등으로 많은 사람이 해외로 진출했다. 서구를 비롯해 중국은 물론이고 동남아 지역까지 한국경제의 확장만큼 새로운 기회를 엿볼 수 있다. 40대의 해외진출은 고민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편이다. 그러나 새로운 도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이직을 하건 하지 않건 그 다음 회사나 직무를 고민해야 한다. 이것이 중장기적 경력관리다. 직급이 있어서 바쁘고, 일을 잘 알고 많이 맡게 되는 40대는 늘 쫓기는 일상을 보내기 쉽다. 그러나 한번쯤은 5년 뒤, 10년 뒤 내 모습을 생각하면서 경력과 직무의 변화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특히 40대 이후의 큰 자산은 그동안 직무 수행과정에서 형성한 비즈니스 네트워크임을 명심하자.

40~50대에게는 새로운 산업, 새로운 직무로의 도전은 말 그대로 도전일 것이다. 그러나 인생 자체가 도전이 아니겠는가? 연륜에 바탕을 두고 자신의 다양한 가능성에 도전하자.

<이코노미스트> 2011.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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