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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국가 대항전…정원·교부금·임금 다 풀어라 [인재전쟁④]
Date : 2022-06-27
인재전쟁에 국운 걸렸다

<앵커>

특별기획 <인재 전쟁, 국가가 나서라>를 통해 반도체와 미래차, IT 등 첨단 산업의 인력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도해 드렸습니다.

첨단 분야 인력확보는 국가의 운명이 걸린 만큼 각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뛰는 `국가 대항전`이 됐다는 것이 이번 특별취재팀의 결론입니다.

오늘 마지막 순서에서는 인재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3대 규제인 `대학 정원·교육교부금·임금체계`를 집중 조명합니다. 강미선, 김민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충북 오창에 있는 이 배터리 소재 기업은 연구 인력을 구하지 못해 차세대 소재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의 규모가 큰 회사인데도 일할 사람은 늘 부족합니다.

[공효식 / 배터리 소재기업 상무: 대략 한 70~80% 정도 이제 확보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향후 리사이클링(재활용) 분야 등 인력이 좀 많이 부족합니다.]

반도체와 미래차, 배터리 등 성장 산업을 둘러싼 인력난이 갈수록 심각해지자 기업들이 직접 나서고 있습니다.

경기도 수원에 있는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2006년 삼성과 손잡고 만든 국내 최초의 계약학과입니다.



지난 15년간 졸업생의 86%는 삼성에 입사했습니다.

[김채연 /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학생 : 취업 관련 생각하다 보니까 아무래도 삼성 계약학과라는 게 중·고등학생한테는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오는 조건일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반도체 관련 계약학과는 전국적으로 17개에 달하지만, 급증하는 반도체 인력 수요를 채우기는 역부족입니다.

성균관대를 제외하곤 최근 설립됐거나 빨라야 내년 선발 예정. 졸업생을 배출하지 못한 곳이 대부분입니다.

삼성전자만 해도 올해 기준으로 반도체 계약학과 졸업생은 70명에 불과합니다.

수도권 대학 정원의 총량을 늘리지 못하도록 하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을 개정해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 자체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금 상태에서 반도체 학과 정원을 늘리려면 다른 과의 정원을 줄여야 합니다. 교내 반발이 워낙 거세다 보니 정원 외 선발이 가능한 `계약학과`를 개설하는 실정입니다.

[김소영 /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반도체 인재 육성을 위해서는) 석, 박사 진학률이 더 높아져야 할 것 같습니다. 성대에 지원한 예를 들어 대학원생 지원자 중의 올해 같은 경우 50%밖에 못 뽑았거든요, 정원 문제 때문에...]

그 다음 문제는 돈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정원을 늘려도 이들을 가르칠 교수진이 부족합니다.

지금 대학들의 재정으론 실력 있는 교수를 마음껏 채용할 수 없고, 엄청난 반도체 실습 비용도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범진욱 /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 (반도체 석사급 인력 양성에) 일단은 칩 제작비가 한 2억 원 정도 든다고 생각할 수 있고요. 그 외에 등록금과 여러 교육, 그리고 설계 툴도 상당히 비싼데 석사하면 1인당 그래서 지금 약 4억 원 정도가 듭니다.]

때문에 현행법상 유·초·중·고 교육에만 사용하도록 제한하고 있는 한 해 80조 원에 달하는 교육교부금을 대학에도 주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감 당선자와 초·중등 교원단체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정부가 나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합니다.

이곳은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앞입니다. 요즘 잘 나가는 인재들은 웬만하면 판교 아래로는 내려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삼성전자가 있는 이 곳 기흥이 남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사실상 마지노선입니다. 그래서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기흥선상을 인재들의 남방 한계선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노동 기반의 산업이 주류였던 과거에는 기업이 자리를 잡으면 인재가 모여들었지만, 지식기반 산업으로 바뀐 지금은 그 반대로 기업들이 인재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야 합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와 한국의 판교가 그 좋은 예입니다.

정치적 이유와 수도권 규제라는 명분으로 기업을 무조건 지방으로 보내는 것이 국가 경쟁력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현실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남병석 / 충북소재 반도체기업 인사담당자: 3년에서 5년 차 되는 인력 이탈이 약 81%입니다. 어느 정도 숙련도를 기르는 그 트레이닝 기간이 한 3년에서 5년이거든요. 그정도 지나면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에 대한 두각을 나타나게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 이탈을 하더라는 겁니다.]

기득권 노조와 연공서열에 묶여있는 제조기업들의 임금제도 개편도 숙제입니다.

개발자에게 높은 인센티브를 주는 IT 기업과는 달리 반도체나 배터리 같은 제조업체들은 개인 성과에 따른 보상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지금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떠난 특급 인재들이 판교로 몰리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항구 /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 문제가 임금 구조, 현대차 남양만 봐도 연구직이나 생산직이나 똑같잖아요. ICT 쪽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 쪽으로 이직하는 것이죠.]

인재를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수한 국내 인재들이 해외로 나가는 것을 막을 유인책도 필요합니다.

[김철섭 / 커리어케어 상무 : 지금도 꾸준히 국내의 우수한 인력들이 해외로 유출되는 시도들은 끊임없이 발생되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중국이나 미국 그다음에 유럽과 같은 경쟁 업체들이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스카우트하기 위해서...]

특히 미국과 중국이 미래 산업 패권을 둘러싼 본격적인 경쟁에 나서면서, 글로벌 인재전쟁은 이제 국가 대항전 양상으로 확전하고 있습니다.

삼성 같은 글로벌 대기업이라도 기업 차원에서 풀기에는 역부족입니다.

[이혁재 /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미국은 실리콘밸리라는게 있어서 외국에서 인력을 많이 끌어들입니다. 또 중국은 기본적으로 인재, 인력이 풍부하니까요. 그런데 우리는 인력도 제한돼 있고 외국에서 들어오는 그런 인력도 많지 않습니다. 결국 우리 내부에서 인력을 육성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결국 우리도 국가가 전면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정부와 국회가 주도적으로 나서고, 기업과 학계가 함께하는 범국가적인 미래산업 마스터플랜 마련이 절실합니다.

전 세계 국가들이 국운을 걸고 뛰어든 미래 산업 주도권 경쟁은 결국, 글로벌 인재전쟁에서 그 승패가 갈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한국경제TV 김민수 기자입니다.

작   성 | 한국경제TV 김민수, 강미선 기자

출   처 | 한국경제TV 2022-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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